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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약국

Deborah 2. 난소기형종 제거 수술 후기

나는 난소기형종 제거 수술을 두 번 했다. 최근에 두번째 수술을 하고 알아보면서 지난번에 제거한 것도 난소기형종이란걸 알았다. 

 

첫번째로 수술을 했을 때는 12년전이었다. 미국에서 유학할 때였는데, 배가 점점 나왔고, 배 안에 큰 덩어리가 잡히고 움직였었다. 그때는 그냥 살이 찐건줄 알았는데, 학교 헬스센터에 갔다가 여의사가 이거 뭔가 이상한거 같다며 엄청 찌르고 만지고 하다가 응급실에 갔었다. 

 

거기서 입원을 했고, 바로 수술은 안되고 그게 암인지 검사해야 하는데 의사가 없다고 다음날까지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 다음날 의사가 와서 검사를 했고, 암이 아니라고 했다. 그 때 기억으로는 여기에 무슨 이빨이랑 머리카락이 난다고 했었다. 개복수술을 했고, 그 큰 남자 선생님의 손보다 더 큰 덩어리 두개가 나왔다. 그 때 수술하고 6kg가 빠졌었다. 

 

엄마가 미국가기 전에 건강검진 하고 가라고 했었는데, 안 한게 후회가 됐었다. 난소기형종은 다른 자궁근종과 다르게 통증은 없지만 자라면서 난소를 꼬아버려서 한쪽 난소까지 제거해야 했다. 수술한 의사는 임신을 할 수 있다고 나를 안심시켜줬었다. 

 

보통 자궁에 혹이 생긴 사람들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병원에 가서 확인해보지 않았다. ㅜ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산부인과에 가서 확인을 했떠니 반대쪽에 또 난소기형종으로 보이는게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복강경 수술을 하기로 했는데, 수술한 의사 분이 그 전에 개복을 왜르케 크게 했냐고 아무리 커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이전 수술에서 장기가 유착되어서 방광이 올라와 있다고 얘기해줬다. 복강경 수술은 이전에 한 수술에 비하면 회복도 빠르고 배에 자국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주사를 너무 무서워하고 피를 뽑을 때면 어지럽고 역겨운데 심지어 혈관도 잘 안 보여서 간호사선생님들이 주사를 꽂을 때 어려워하신다. 미국에서는 진짜 4명이 들어와서 바늘을 꼽았었다. 한명당 3~4번씩 찌르면서. ㅠㅠ 아직도 그 고통을 잊을 수가 없다. 이번에 수술할 때는 기절을 했다. 눈을 떴더니 의사 간호사들이 모여서 괜찮냐고 했다. 내 얼굴이 회색빛이고 입술도 파랬다고 했다. 아. 병원은 너무 무섭다. 

 

북수원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했는데 남자선생님이 나보다 어려보였는데, 굉장히 편안하게 말을 잘해줘서 좋았다. 수술을 하고 거의 이틀은 밥을 못 먹었는데 포도당을 맞아서 그런지 배가 안고파서 신기했다. 월요일에 수술하고 목요일에 퇴원을 했는데, 너무너무 밖에 나가고 싶었다. 산부인과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다 친절하고 밥도 맛있어서 좋았다. 수술한 다음날 부터 걸어다닐 수 있었고, 목요일에 퇴원할 때도 집에 걸어왔다. 

 

미국에서 수술했을 때는 3000만원정도가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290만원인데 의료보험으로 내가 내는 돈은 80만원 정도 나왔다. 일주일 뒤에 실밥을 뽑으러 오라고 했는데 그 전에 방수 밴드를 붙여주셔서 3번이나 샤워를 했다. 근데 실밥 뽑으면 끝날줄 알았더니 또 다른걸 붙여주시면서 일주일 샤워를 하지 말란다. 

 

수술을 하고 나서 의사선생님이 나팔관이 막힌게 보이는 것 같다면서 6개월정도 자연임신을 시도해 보고, 안 되면 시험관을 해보라고 했다. 근데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안 좋았다. 다른 사람들한테 많이 들었던 이야기였다. 전날까지 괜찮았는데 의사한테 암판정을 받고 진단명을 그 순간부터 갑자기 불행해 진다는 이야기.. 일주일 뒤에 다시 갔을 때 선생님이 다시 확인을 해보려고 했는데 보이는 건 다 혈관인 것 같다고 했다. 나팔관은 안보이는게 정상이고 보이면 막힌 거라고 했는데 안 보인다고 좋은 사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있으니 난임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사람 마음이 참 신기하다. 의사선생님도 하나님이 아닌데 내가 사람을 신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